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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타 Oct 03. 2024

편한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가라

계속 꿈꾸고 창조적인 삶을 개척해 나가길 바라

사촌 오빠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서울에서 방송국 PD로 일을 하는 사촌오빠는 세 살 어린 여자와 결혼을 한다. 신부는 뉴욕에서 요리학교를 나와 지금은 서울에 있는 유명 레스토랑 셰프로 일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당연시되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고등학교 때 열심히 수능을 위한 공부, 내신을 위한 공부를 하고 원하던 대학교에 들어가는 길과는 다른 길을 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요리사가 되고 싶어 요리 유학의 길을 간 것이다. 그녀의 오빠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외로 유학을 갔고 지금은 미국에서 프로 골퍼로 일을 한다고 한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일찍부터 찾았고 그 길을 걷고 있네. 정말 멋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혼 주의로 살고 있는 그녀의 오빠 역시 내 기준에서는 흔하지 않았고 남매의 스토리가 특별하다고 느꼈다.


 결혼식 주례를 신부의 아버지가 해 주셨는데 10분 동안 들으면서 흔한 길과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었던 이유를 조금 알 수 있었다. 주례가 거의 끝나갈 때 즈음 신부의 아버지는 자신이 바라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사촌오빠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느끼고 웃을 수 있는 재밌고 유익한 창의적인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기를, 그의 아내가 될 딸에게는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는 창의적인 요리를 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하며 "어려운 길을 가기를 바란다"로 마무리하였다.


 남편과 아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아버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자신의 꿈을 지속해서 꿈꾸고 창조적인 삶을 계속 개척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비록 그 길이 쉽고 흔한 길이 아닐 수 있지만 그 길을 거침없이 나아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주례를 해 주신 그의 그동안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과 살아오며 경험했던 선택의 순간들이 궁금했다. 자신은 그렇게 살지 못했기에 자녀들만큼은 다르게 살기를 바랐던 것인지 아니면 자신 또한 거침없이 어려운 길을 선택해 왔는지 묻고 싶었다.


 흔하고 익숙한 것은 쉽고 편할 수 있지만 변화를 주기 어렵다. 대부분은 낯설고 힘든 것들이 결국에는 변화를 만들고 성장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움직임 전문가 '토드 하그로브'는 아기가 태어나고 아이들의 정상발달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모든 움직임이 가장 좋은 움직임이라고 이야기하며 요즘 많은 젊은 부모들의 과한 과잉보호는 오히려 아이들의 움직임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위험한 놀이'를 그냥 하게 내버려 두라고 한다. 위험한 놀이란 우연하게 뒤집기를 하고 저 멀리에 있는 빨간 장난감에 호기심이 생겨 무작정 기어가보기도 하고 식탁 위에 있는 무언가 가 궁금해서 책상다리를 잡고 일어나고 넘어지고 또 일어나고 넘어짐을 계속해서 하는 그런 모든 움직임이다.


 넘어질까 봐 노심초사하며 무언가를 못하게 하는 과잉보호는 아이들이 마구잡이로 여러 방향과 다양한 움직임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막아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가 볼 때 안전하고 편안하게 보이는 움직임은 성장을 저해할 수 있지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아이의 위험한 놀이는 때로는 더 좋은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주례해 주신 신부의 아버지도 어떤 것에 타협하거나 저해받지 않는 위험한 놀이를 계속해서 하기를 바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많은 것을 아는 것보다 때로는 무지가 용기를 줄 때가 있지 않은가? 나 또한 누구나 가는 그런 길이 아닌 낯설고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용감하게 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 길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많은 혜택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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