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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아 Jun 28. 2022

[읽다] 꽃피는 미술관



도 서: 꽃피는 미술관 

저 자: 정하윤

출판사: 이봄 


"그들이 봄을 취소시킬 수 없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라"

-데이비드 호크니-


그동안 미술 작품을 보면 인물화, 풍경을 중심으로 봤었는 데 오늘 꽃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책을 읽었다. <꽃피는 미술관> 제목만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인 데 책을 읽으면서 꽃을 좋아하지만 정작 꽃에 지닌 역사와 화가들의 감성을 알지 못했던 걸 자각했다. 그저 예쁘다는 호기심으로 바라보기만 했던 것인데 책을 통해 한 인물의 삶과 목표 그리고 보여주고자 했던 작품을 세세하게 알게 되면서 인생은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음을 재차 알게 되었다. 도서는 봄과 여름으로 구분해서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는 데 중간에 반 고흐와 모네의 봄과 여름 특별전으로 두 사람만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별도로 알려주고 있다. 



또한, 하나의 꽃 그림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동일한 꽃이라도 화가들이 그린 각각의 작품을 보여주니 같은 꽃이라도 작품마다 느껴지는 감성이 다르다. 봄을 시작으로 최근에 알게 된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수선화와 농민을 중심으로 그렸던 밀레의 수선화를 비교해서 보면 작가의 특징을 느낄 수가 있다(전문적인 것은 아니지만). 즉, 봄에 대한 표현이 다르다는 의미다. 그리고 17세기 네덜란드를 광기로 집어 넣을 만큼 흔들었던 꽃 '튤립'은 아름다운 이미지 대신 투기꾼을 비꼬는 의도로 그려진  [튤립 열풍에 대한 풍자] 를 볼 수 있다. 이 그림을 보면 인간이 아닌 원숭이가 그려져 있는 데 당시 튤립으로 인해 인간의 욕망과 비극적 모습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튤립 열풍에 대한 풍자 / 안 브뤼힐2세>



아름다운 꽃이 짓밟혀야 했던 순간들....그러나 꽃은 지더라도 다시 피는 것처럼 삶 역시 그렇다. 어린 아이들이 꽃을 다는 그림은 보고만 있더도 사랑스럽고 평안하다. <꽃을 따는 아이들>을 그린 헬렌 멕니콜은 어릴 적 청각을 상실하게 되었지만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했던 화가다. 경제적 걱정 없이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지만 더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뒤로 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특히, 여성 화가로 명성을 알려지는 게 어려웠던 것을 생각하면 국적인 캐나다 밖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것을 보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헬렌 멕니콜이 남긴 따스한 그림은 봐도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작품을 보다 보면 봄과 여름의 경계선을 찾지 못할 정도로 시각적으로 평안함과 아름다움을 주는 그림이 너무 많았다. 모네와 고흐의 꽃은 기존에 만나지 못한 작품들이 더러 있었고 모네의 그림 화법은 보는 것만으로도 평안함을 주는 것이라(내 생각에) 실물이 아닌 그림인데도 마치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고흐의 삶은 워낙 유명해서 그가 그린 그림을 보더라도 당시 어떤 마음이었는 지 희망인지 절망인지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는 데 모네의 표현처럼 아름다운 꽃을 그린 고흐의 삶이 왜 그토록 불행하기만 하고 , 그렇게 살다가야 했는 지 작품을 볼 때마다 아련함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문득 살고자 희망을 가졌던게 아닌가 라는 혼자만의 생각도 해 보기도 한다. 



<꽃을 따는 아이들 / 헬렌 맥니콜>




"건강을 위해, 어머니가 말씀하셨듯이, 정원에서 작업하며 꽃이 피는 것을 봐야 합니다."

-빈센트 반 고흐-


<오베르의 농촌 풍경/ 빈센트 반 고흐>

그리고 또 한번  책 속에서 뜻밖의 화가는 만났는 데 우울하고 공포감을 느끼게 했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다. 그의 작품 [절규]가 워낙 유명해서 다른 작품은 눈에 거의 들어오지 않는 데 <꽃피는 미술관>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꽃피는 초원]은 고흐와 마찬가지로 살고자 했던 마음이었으며, 가족들의 죽음이 연이어 일어난 그에게 희망 보다 절망이 가까웠다. 산책 그 자체는 심신을 위로하고 안정을 주기에 뭉크 역시 걸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작품 한장마다 설명을 곁들어 주니 전에는 시각적으로만 판단했던 그림이 이제는 작가의 삶도 같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책은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소개를 남기면 마무리가 되었는 데 여기서 저자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사랑 받던 화가  '마리아 프리마첸코'의 작품 25점이 불타 소실되었음을 알려준다.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까? 작품이 없어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아니라 한 나라의 문화와 긍지가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 같아 슬픔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그곳에도 봄이 오기를 마음 속 깊이 응원을 해 본다. 




#꽃피는미술관 #정하윤 #이봄출판사 #매일내마음에그림한점활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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