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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아 Jul 15. 2022

[읽다] 링컨 하이웨이

도 서: 링컨 하이웨이(THE LINCOLN HIGHWAY)

저 자: 에이모 토울스 / 옮긴이: 서창렬

출판사:현대문학 



"링컨 하이웨이가 뭐야, 빌리?"

"미국을 횡당하는 최초의 고속도로예요."

-본문 중-


[모스크바의 신사] [우아한 연인]으로 명성을 날리 에이모 토울스의 또 다른 책인 [링컨 하이웨이]. 사실, 아직 저자의 두 작품을 읽지 않았는 데 소로의 [월든]을 읽기도 전에 너무 알려져서 나중에 읽으려고 했던 것처럼 두 작품 역시 나에게 그랬다. 또한, 출간 전인 가제본을 먼저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았기에 읽는 동안 내 생각과 등장 인물의 심리를 맘것 줄을 그으면서 읽었다는 사실이다(물론 도서에도 그러겠지만 말이다). 소설의 배경은 1950년 미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읽기 전에는 10대들의 열흘동안의 모험(?)이라 생각을 했었는 데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소년들에게 어느 쪽으로든 영향을 준 사람들이라 이들 역시 꼼꼼하게 파악하면 읽어갔다. 책의 시작은 에밋 왓슨이 소년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3인칭 시점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 해야한다. 왜냐? 소설은 1인칭과 3인칭 그리고 화자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데 이 흐름 방식은 등장인물의 주체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여튼, 에밋은 형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집으로 향하지만 그 이유는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유일한 가족은 여덟 살 어린 빌리만이 남았기 때문이다. 소설은 초반 왜 에밋이 감옥에 가게 된 원인에 대해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보안관을 통해 그가 악의적으로 한 행동이 아니었고 가해자는 그럴 일을 당하기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생명을 꺼지게 하는 건 결코 용납을 할 수 없는 일이다. 집으로 돌아온 에밋 그리고 동생과 함께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을 하려했고, 빌리 역시 형이 오면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둘의 목적지는 달랐다. 빌리는 8년전 엄마가 집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엽서를 보냈던 캘리포니아로 가려고하고 에밋은 텍사스에 정착하려고 했다는 사실.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에밋 앞에 더치스와 울리 두 친구가 나타난다. 사실, 두 사람은 소년원에서 알게 된 친구지만 에밋처럼 출소를 한게 아닌 몰래 도망쳐 나온 것이다. 동생과 단 둘이 떠나려 한 에밋 앞에 더치스와 울리의 등장은 계획의 틀어짐은 물론이며 무사히 목적지(?)로 도착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로의 목적지는 다르지만 더치스와 울리 역시 가야할 곳이 있기에 에밋은 이들과 같이 동행을 하기 시작한다. 더치스는 활기차 보이면서도 그 영혼은 왠지 불안함을 느끼게 하고, 울리는 불안을 감수 할 수 없어 약을 복용할 정도로 평범하지 못하다. 또한, 두 소년이 왜 소년원에 가게 되었는지와 에밋의 이야기는 이들이 여행을 시작하면서 알게 되는 사연에 안쓰러웠고,  상처받고 버림받은 그러나 일어서려는 소년들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이렇게, 링컨 하이웨이 도로를 횡단하기 위해 출발한 그 시점부터 이들은 자신들의 삶을 짊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하며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볼 때면 안쓰러움이 밀려왔다. 여기에, 1950년 이면 여성 인권이 지금보다 현저히 낮은 시기다. 에밋과 이웃인 샐리는 여성으로 독립성과 주체성이 강한 인물인데 그녀의 아버지는 이 점을 결혼 할 수 없는 결점으로만 생각 할 뿐이지만 결국 본인의 삶을 스스로가 결정하는 순간에 샐리가 멋져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더치스와 울리는 어떤 결론에 다다랐을까? 어른에 의해 선택된 삶을 살아야 했고,  그곳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결국 그렇지 못한 점에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울리는 부유층의 자녀였지만 가장 행복했던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홀로 외로움을 견뎌내야 했으며, 더치스는 친부로 인해 어긋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손을 내밀고 싶었지만 아무도 잡아주지 않았던 두 사람...에밋은 빌리로 인해 앞으로 나아갔지만 더치스와 울리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이가 없었기에 다른 선택에 다다를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니었을까.....그저 두 사람만 생각하면 이런 생각이 쉽사리 떨쳐낼 수가 없었다. 에밋에게 빌리는 어떤 존재일까? 물론 가족이고 동생이라는 현실적 정답이 있지만 여덟 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에밋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 형 뿐만 아니라 울리에게 그리고 유개화차에서 만난 율리시스라는 흑인 남성에게도 빌리의 존재는 빛과 같았다.




"영웅들은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하세요?"

"나폴레옹이 파리로 돌아오고, 마르코 폴로가 베네치아로 돌아오는 것 같은 걸 말하는 거니?"

"아니에요. 장소로 돌아오는 길 말한 게 아니에요. 내 말은 때가 되면 예전의 상태로 돌아오는지 묻는 것이었어요. "-본문 중-



800페이지가 넘는 [링컨 하이웨이]. 다 읽고서 완독했다는 마음 보다는 뭐랄까....인생을 계획하고 열심히 살아간다 하더라도 폭풍를 만날 수밖에 없는 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 도서 같았다. 여기에, 빌리가 소장한 [영웅, 모험가 및 다른 용감한 여행자 개요서]는 빌리에게 인생의 지침서 같았는 데, 오히려 책의 저자인 애버네이스 교수 역시 빌리를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니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안에 존재하는 불확실성과 불안은 언제나 함께 한다는 것을 자각했고, 더 나아가 이를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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