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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미준 Aug 04. 2018

부부의 자동차이야기2: 전기차와 전동스쿠터



테슬라와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알게 되면서 전기차를 향한 관심도 커졌다. 한창 4차산업혁명을 다룬 책을 읽으면서 전기차와 에너지의 미래, 전기차 기업 투자 등에 흥미가 생겼다. 테슬라가 눈에 띄었다. 소음도 매연도 없는 전기로 스포츠카를 움직인다는 것도 매력적이었지만, 일론 머스크 CEO의 괴짜스러움과 추진력이 무엇보다 좋았다. 당시 주가는 150달러 정도였는데, 주식을 사기가 망설여졌다. 테슬라가 전기차의 선두주자는 맞지만 적자가 누적된 상태이고, 공장에도 문제가 있고, 포드나 GM 같은 전통강자들과의 경쟁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가 차트. (2018년 8월 3일. investing.com)

간을 보고 있는 사이, 주가는 어느새 300달러를 넘어버렸다. (진작 사놓을 걸!) 도대체 왜 오르는 거지? 연일 테슬라 위기 소식이 뉴스를 도배하고 있는데 주가는 왜 계속 오르는 걸까? 마침 하남 스타필드에 테슬라 1호점이 문을 열었다. 시승 신청을 했다. 몇 달을 기다렸더니 연락이 왔다. 매장에는 몸통을 까놓은 자동차 내장이 전시되어 있었다. 배터리가 생각보다 훨씬 컸다.


'저기에 들어가는 리튬의 양만 해도 어마어마하겠군. 충전하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80%까지 충전하는 데 40분 정도 걸립니다."


그렇다고 한다. 100%가 아니라 80%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리튬의 특성상 100%의 절대치가 명확하지 않아서 20%라는 오차범위를 두기 때문이다.


 

차체 바닥에 깔린 배터리들. 일본 파나소닉 제품이다.
모델S 흰색을 몰아보고 싶었지만 시승용으로는 회색밖에 없었다.

이런 느낌 처음이야 


우리 부부를 태워줄 모델S가 주차장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시동 버튼을 눌러보라기에 눌렀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동 걸린 겁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시동이 걸렸다. 아차, 이놈이 전기차라는 걸 잊고 있었다. 기름 뿜고 불 붙여 폭발시키는 과정이 필요없는 녀석임을 잊고 있었다. 냄새도 없고 소리도 없다. 도로를 달려보니 바람소리와 타이어 마찰소리만 들린다. 고속구간에서 쉬익 소리가 나더니 서스펜션이 내려간다. 몸이 관성을 못 이기고 시트에 찰싹 붙었다. 등뒤에서 몸을 잡아당기는 것 같다.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고급차를 타봤어야 알지. 페달을 살짝 밟고 속도가 조금 붙는가 싶더니 부지불식간에 제한속도를 초과해버렸다. 이래서 스포츠카, 스포츠카 하는 건가 싶다.  


 

테슬라가 파산했다고?

투자인가, 도박인가 


테슬라의 주가는 이듬해에 경영위기를 맞아 주가가 한참 떨어졌다. 만우절에는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파산했어요"라고 장난을 쳤는데, 이걸 그저 장난으로 받아들이기에는 테슬라의 상황이 너무 나빴다. 구조조정설도 돌고 있고, 자동화설비 문제, 자율주행 사고 문제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모델3 양산이 탄력을 받았다는 소식에 주가가 어느 정도 회복되긴 했지만 투자는 여전히 망설여진다. '잘 되면 대박, 안 되면 쪽박'이라는 철학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실주다. 적자가 조금씩이라도 해소되고 있다면 투자할텐데 이건 뭐, 매번 자금만 까먹고 앉았으니....... 제발 흥해라, 테슬라야.


 

남편의 출퇴근용 전동스쿠터 벨로시페로.


전기차 말고 전기오토바이 


시대는 이미 전기에너지의 시대로 흘러가고 있다. 테슬라 차를 사지는 못했지만, 가까운 거리로 출퇴근하기에 괜찮은 전동스쿠터를 마련했다. 집에서 남편의 회사까지 12~15분이 걸린다. 최고시속은 40km. 주차장에 차를 박아놓고 스쿠터로만 달리니 기름값도 줄었다. 소음도 없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배터리 잔량이 떨어질수록 동력이 달려서 힘을 못 낸다. 배터리가 가득 차있을 땐 오르막을 거뜬히 올라가다가, 반 이하로 떨어지면 힘겨워한다. 그리고 경사가 매우 급한 곳에서는 발을 써야 할 정도로 힘이 없다. 도로가 무난하고 가까운 거리를 다니기에는 아주 좋다.
 
물론 모든 전동스쿠터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출력값이 더 높은 사양이라면 오르막도 무난하다. 친구네 캠핑장에 일을 도와주기 위해 우리집 스쿠터를 가져가보았는데 산동네인 그곳에는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 많아 우리것은 적절하지가 않았다. 그래도 전동스쿠터가 있어 꽤나 편리했던지, 친구 부부는 우리 것보다 더 힘센 놈으로 한 대 마련해야겠다고 한다. ATV보다는 훨씬 조용하니 캠핑장 관리용으로도 전동스쿠터가 좋다는 걸 우리 모두가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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