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글을 쓸 수 있는 힘

by 이해솔

에세이 작가와 웹소설 작가를 병행하기로 결정하고 웹소설 판으로 처음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쪽으로 커리어를 병행하는 게 과연 맞는 건가 싶은 생각부터 순수문학을 쓰는 작가나 업계 분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또 독자님들은 나를 어떻게 볼지에 대한 온갖 걱정이 이어졌다.


그렇게 걱정 속에서 첫 작품을 완결했을 때, 너무나 당연하게도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어마어마한 변화나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지옥에 가까운 경험이었지. 정신을 못 차리겠을 정도로 무례하고도 날 것 그대로의 댓글들이 달렸으니까.


웹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징도 있고 비슷한 분야의 경쟁 작가의 것으로 추정되는 물타기 댓글들도 있었다. 그야말로 서로를 물고 뜯으려는 야생의 정글 그 자체여서 댓글 하나하나에 끙끙 앓는 날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소설 쪽에서도 계속 진심으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는 나와 진지한 소통을 이어가려는 독자님들이 이쪽에도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는 희열이었다.

아, 물론 악플도 소통이다. 그게 진지하게 작품에 대한 것이라면 일종의 성찰 계기가 되기도 하고.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무언가 감이라는 게 있다. 리뷰나 댓글만 봐도 대충 서평단으로 글자 수나 채우기 위해 글을 적은 사람과 진심으로 나와 소통을 하려는 분은 그 분명한 차이가 있으니까.


나에게 있어 작가로서 성공한다는 건, 어떤 작품을 썼을 때 단 한 명이라도 나의 글을 읽고 소통하려는 사람이 있는지의 유무다. 물론 대중문학을 추구할 때는 당연히 보다 많은 분들을 대상으로 해야겠지만.

얼마 전에 스스로 망했다고 생각했던 첫 작품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그전에도 좋은 댓글이 꽤 달렸었지만 이 댓글은 보다 특별하게 다가왔다. 글에 담긴 진심이 나에게까지 전해져서 가슴이 찡해질 정도였으니까.


이 댓글로 인해 적어도 또다른 작품을 쓸 용기가 생겼으니까, 이제는 망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다.

적어도 저 한 분이라도 내 글을 읽고 행복하셨다면 그분에게는 내 글이 성공작인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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