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혀튼 소리

동태찌개

혀튼 소리

by 김쾌대

동태찌개를 먹다가

문득 울컥했다.


일식집에서 팔리는

비싼 생태도 아니고


새벽 가슴 열어주는

개운한 북어도 아니고


(인)생맥주집 담소 속에

소복하게 부풀어 오르는

황태, 먹태도 아니고


하다못해 거짓 세상

잘근잘근 씹어대며

울분 토하게 만드는

노가리도 아니니,


너는 과연 무엇인가?


고귀함도/

정갈함도/

풍성함도/

친근함도/ 다 내팽개치고

왜 그리 꽁꽁 얼었는가.

왜 그리 속살까지 파먹히는가.


세상은 분노로 끓어오르는데

잘려 나간 대가리까지 빠져서는

왜 아무 말도 없이

눈도 감지 못하는가.


동태찌개 앞에 두고

굽은 등으로 얘기하는

당신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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