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책고집에 갔을 때, 흡연 장소에서 재미있는 재떨이를 발견했다. 관내 행정 의견을 묻는 투표함에 담배꽁초를 넣는 방식이었는데 기억하기로는 "행궁동에 보강해야 할 시설은? 1. 주차장 2. 화장실"이었다. 설문이 재떨이 위에 쓰여 있고, 흡연자는 그중 하나를 선택하여 숫자 밑의 구멍에 꽁초를 투입하는 방식이었다. (미처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쉽다)
당시에 무척 참신하고 재미있는 발상이라고 여기고 지나쳤는데, 어제 페북에서 우연히 이를 다룬 관련 기사를 보게 되었다. 원조는 일본 시부야였고 이를 수원시청에서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해외의 우수 사례를 살펴서 국내에 도입한 행정공무원의 노력이 가상했다. 흥미로워서 몇몇 다른 기사를 살피다가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했는데, 일본의 경우는 주기적으로 설문이 바뀌는 방식이지만, 그날 내가 봤던 수원의 재떨이는 표면에 페인트로 설문이 쓰여서 다른 질문으로 교체하기는 어려워 보였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예전에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라는 광고 카피가 있었다. 조금 다른 측면에서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라는 말도 있다.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우수한 사례를 살펴서 한 단계 좋은 쪽으로 발전시킬 때 비로소 그 작업이 벤치마킹이라고 할 것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는데, 모든 출산에는 산고의 수고가 따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