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80일간의 세계 일주]라는 소설이 있었고 몇 차례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1873년 소설이 나오고 1956년 영화가 나왔으니 지금과는 매우 다른 여건을 무대로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는 80일 만에 세계 일주가 가능한지 내기를 걸고 이를 실행하는 내용들로 짜여 있는데 원작에 보면 영국에서 출발하여 프랑스, 이탈리아, 이집트, 인도, 홍콩, 일본, 중국, 미국을 거쳐 영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담고 있다.
생뚱맞게 150년 전 소설을 이야기 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사람들에게 세계 여행, 세계 일주의 꿈은 오래 전부터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말하려는 것이다. 세계 여행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한편으로 세계 일주를 직접 하지 않더라도 유튜브 영상이나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세계 각국의 곳곳을 마치 가본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세계 일주를 함에 있어서 기차여행의 매력은 빼놓을 수 없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 중국 서부 시닝과 티베트 자치구 라싸를 운행하는 칭짱열차, 대서양과 태평양의 연안도시를 연결하는 미국 암트랙, 밴쿠버에서 토론토까지 가는 캐나다 비아레일 등 대륙 횡단열차에 대해서 많이 들어보았을 테고 실제로 횡단열차 여행을 해본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간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기차여행의 소재를 보면 베이징-몽골-바이칼로 이어지는 국제열차 이야기, 페루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를 거쳐 푸노까지 가는 고산열차 코스, 볼리비아 우유니를 거쳐 아르헨티나와 칠레까지 가는 구름열차의 영상 등 매우 다양하다. 매스컴에서 대륙 횡단열차는 많이 소개가 된 반면에 베이징 국제열차, 남미 고산열차와 같은 종단열차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 간 종단열차의 일종으로 몇 년 전 개통된 중국 윈난성 쿤밍과 라오스 비엔티안을 잇는 국제철도도 매우 흥미롭다. 2016년 착공하여 2021년 완공되었고 이후 2024년 태국까지 연결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국가전략인 일대일로 구상에 따라 중국 자본에 의해 건설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유튜버들이 많은 탓인지 Laos–China Railway의 여행기를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남미 철도여행 관련하여 조금 더 설명하자면, 남미에는 마추픽추 유적지, 이구아스 폭포, 우유니 소금사막 등 유명 관광지와 볼거리가 많은데 매우 멀고 가기 힘들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EBS의 세계테마기행 프로그램 중 [볼수록 볼리비아] 편에 우유니 소금사막의 아름다운 풍광이 소개되어 있으니 한번 보면 좋을 것이다.
광활한 우유니 사막에서 인생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남미까지 가기 망설여진다면 대안으로 말레이시아 슬랑오르를 방문하거나 그 영상을 감상하면 된다. 영상으로 보려면 EBS 세계테마기행의 [떠나고 싶다면 말레이시아] 편을 권하고자 한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멀지 않은 슬랑오르 지역에 스카이 미러라고 하는 핫 플레이스가 있는데 여기서 우유니에서와 같이 멋진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처럼 직접 가는 여행이 아닌 TV와 유튜브를 통해 경험하는 신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우리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물해준다. 관심은 있지만 쉽사리 가지 못하는 여행코스도 얼마든지 시도할 수 있다. 중국 여러 지역을 관광하는 장기 여행이나 남미 60일 여행 등 대담한 계획도 온라인에서는 쉽게 실천할 수 있다. 요즘 몇몇 특색 있는 여행사들이 이런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직접 가보면 좋을 것이고 못 간다면 유튜브로 볼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할 것이다.
신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는 차마고도, 실크로드와 같은 문화·역사 탐방을 온라인으로 갈 수 있다. 오지탐험이나 사막여행과 같이 험난한 여행도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디선가 보았던 중앙아시아 지역의 카라코람 하이웨이 여행상품은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뛰던데 직접 가지 못한다면 유튜브를 통해 감상할 수 있으니 참 좋은 세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