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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의 고민

사업의 범위, 좁힐 것인가 넓힐 것인가

by yykim

이제 세월이 꽤 지났지만 생생하게 기억나는 일이 있다. 어느 중견 재벌그룹의 창업자 겸 회장님이 좀 얘기를 하고 싶다고 하여 비행기 타고 본사를 방문하였다. 회장님의 고민거리를 들은 후에 실무진과 길고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내친 김에 본사와 계열사에서 외부강연을 하기도 하였다.

고민과 대화의 주제는 기본적으로 현재는 탄탄한데 앞으로 더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기존사업 이외에 다른 사업으로 확장 즉 다각화를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런 만남이 이루어진 계기는 필자들이 번역한 책, 베인 & 컴패니의 크리스 주크와 제임스 앨런 공저 [핵심에 집중하라](청림출판, 2002) 때문이었다.

참고로 공동저자의 한 사람인 크리스 주크는 2년 뒤 [핵심을 확장하라](청림출판, 2024) 라는 책을 또다시 발간하였다. 앞의 책이 다각화를 하지 말라는 뜻이라면 뒤의 책은 다각화를 하라는 말이냐고 물을 수 있는데 일단 그렇게 단선적으로 구분할 성격은 아니라는 점만 지적을 하고자 한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회장님이 앞의 책을 마음에 들어 한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미래 유망분야에 다각화 하라는 책과 주장은 셀 수없이 많은데 유독 이 책만은 확장은 신중해야 하고 기존사업을 더 깊이 파라는 것이 주지였다는 점이다. 만남 이후에 진행된 상황은 기밀유지라는 차원에서 더 소개하지 않지만 해당 그룹이 많은 검토와 시도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다각화라고 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은 간단치 않은 문제이고 회사를 운영하는 모든 경영자들에게 공통의 관심사임에 틀림이 없다. 나아가 다각화를 하느냐 마느냐는 CEO의 결정에 그치지 않고 회사 전체의 명운을 가르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다각화를 둘러싼 수많은 이론과 관련 사례는 그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다각화의 문제가 몇 편의 글로써 다룰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책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연구원과 대학교에서 기업정책과 경영전략을 오래 연구해온 필자이기에 책에 담을 내용은 많고 다양할 것이라고 예상을 한다. 또한 매우 깊이 있는 이슈들을 소개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을 한다.

책에서는 이론을 해설하는 것보다 실무적인 측면을 더 중시하게 될 것이다. 지난번 경영분야의 전문서를 발간하는 데 1년쯤 걸렸는데 이 책은 그보다 좀 더 걸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힘들더라도 재미가 있고 보람이 있는 작업이 될 터이기에 아무도 시키지 않지만 고난의 길을 스스로 찾아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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