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미는 '책상 앞에 앉는 것'이다. 책상에 앉아서 하는 활동은 다양하다. 좋아하는 필기구로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이기도 하고, 컴퓨터로 검색을 하기도 한다. 핸드폰을 붙잡고 SNS를 뒤적일 때도 많다. 하는 행동은 다양하지만 무엇을 하든 나는 책상 앞에 앉아있는 그 시간이 좋다. 그래서 내 취미는 책상 앞에 앉는 것이다.
걱정이 들 때도 가끔 있는데,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나 밖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는 시간보다 책상 앞에 앉아 빈 종이 혹은 화면을 바라보는 게 더 좋은 내 모습을 바라볼 때, 내가 이렇게 앉아 있어도 되나 걱정이 된다. 그래도 뭐 어쩌나. 책상머리에 앉는 게 그만큼 좋은 걸.
책상은 늘 좋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 때는 토요일 아침. 갓 내린 향긋한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를 하나 들고, 무엇을 할지 모르는 채로 책상 앞에 앉는다. 내 몸에 딱 맞춘 의자의 헤드레스트에 뒤통수를 깊이 푹 파묻고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 미소가 지어진다. 그 길로 열 시간을 앉아 있을 수도, 얼마 안 돼 금세 자리에서 일어날 때도 있다. 어느 쪽이 되었든 그 일이 벌어지기 직전의 여유로운 토요일 아침 책상머리가 좋다. 그 설레는 순간이 내가 주말을 기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