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 존재감, 사라졌을 때 더 선명해지는 마음

사라진 뒤에야 보이는 마음

by 산뜻

안개가 끼면 시야가 흐려진다.

무엇을 보아도 형태가 뭉개져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레 더 조심스럽게 움직이게 된다.


운전도 그렇다.

속도를 늦추고, 뿌연 안갯속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더 주의 깊게 바라봐야 한다.


사람의 존재도 안개와 닮았다.

눈앞에서 보이지 않고 사라졌을 때,

오히려 마음속에서는 더 선명해지곤 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흐릿해졌는데

의식은 더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랑은

사라지고 난 뒤에야 또렷해지는 순간이 있다.


결국,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

의식보다 무의식 깊숙이 스며든 감정들이

더 오래 남고, 더 사랑을 닮아 있다.

나는 안개를 통해 그 사실을 다시 배웠다.

이미지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