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 통역사와 해체 전문가
사실 인과 검증력이 높은 사람과
의미 맥락 이해력이 높은 사람이
오랜 세월 동안 함께 대화를 했다.
첫 번째 사람은 두 번째 사람의
대화 속 정확한 사실을 찾으려는
해체 전문가로 늘 살았고,
그 작업이 자신을 피로하게 했다.
두 번째 사람은 첫 번째 사람의
대화에 숨은 의미를 이해하려는
통역사로 늘 살았고,
그 시간이 자신을 지치게 했다.
해체 전문가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왜 말을 한 번에 안 해?”
“왜 없는 말을 해?”
“왜 순서를 뒤죽박죽 말 해?”
통역사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왜 말을 이렇게 뱅뱅 돌려?”
“왜 너는 항상 판단하는 쪽이야?”
“좀 A는 A라고 말해줘.”
결국 통역사는 점점 말이 줄었고,
해체 전문가는 따지는 일이 잦아졌다.
어느 순간 한 사람이 먼저 깨달았다.
‘아… 우린 다른 방향을 보고 사는 사람이구나.’
그리고는 조용히 마음을 먼저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