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절 두 구절 주역을 풀이하며
[7] 한 구절 두 구절 주역을 풀이하며
說一句兩句易 한 구절 두 구절 주역을 풀이하며
伏犧以卦見賣 점쟁이들은 점괘로 바가지 씌우고
念千聲萬聲經 천 마디 만 마디 불경을 외우며,
釋迦爲齋行乞 중들은 재를 핑계로 걸식을 하네.
[평설]
이 시는 대중을 속이는 점쟁이와 승려의 작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지식인의 곡학아세에 대한 비판도 함께 담고 있다.
복희(伏羲)는 3황 5제 중 중국 최고의 제왕으로 친다. 복희는 팔괘(八卦)를 처음 만들고, 그물을 발명하여 어획·수렵(狩獵)의 방법을 가르쳤던 인물이다. 그의 철학은 우주 자연과 인간 사회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러한 철학이 점치기로 전락하여 돈벌이에나 사용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여기서 괘매(卦賣)는 자기 자신 또는 자신의 물건이 좋다고 과장하며 파는 행위를, 매괘(賣卦)는 점을 봐주고 돈 받는 행위를 의미한다. 여기에서는 두 가지 뜻이 중의적으로 사용되었다.
석가도 마찬가지로 인류를 위해 고행하며 사물의 본질은 무상(無常)에 있고 인간 욕망의 본질은 무아(無我)에 있음을 설파했다. 하지만 사찰은 점점 세속화 되어 불경을 외우거나 재를 올리는 행위가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할 구도(求道)의 방편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신도들의 재물을 탐하는 것으로 전락한 상황을 비판했다.
결국 복희와 석가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익을 구하는 타락한 사람들을 비판하면서, 우회적으로는 학문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허명(虛名)과 매문(賣文)을 일삼는 지식인들에 대한 비판도 겸하고 있다. 이 시는『송목각유고』(고려대)에만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