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지는 덜컹덜컹 소리를 내고
[8] 달구지는 덜컹덜컹 소리를 내고
車馬丁丁當當 달구지는 덜컹덜컹 소리를 내고
婦女叨叨絮絮 아낙들은 왁자지껄 수다를 떨지만.
我則如面墻僧 나는 면벽한 스님처럼
一生煉神鬧處 소란 속에서 평생 정신을 단련하네.
[평설]
이 시는 번화한 도시의 뒷골목에서 살며 수양의 길을 걷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여기서는 침묵을 바탕으로 하는 면벽승이라는 엄격한 이미지와 소리로 전해지는 일상의 모습들이 대비되어 선명한 이미지를 연출해낸다. 그 이미지는 소란과 고요의 대비이기도 하다. 그러나 좁은 방안의 고요는 주위의 가벼운 소리들에 쉽게 간섭이 되거나 깨어지지만, 시인의 모습은 면벽한 스님처럼 결연해 보인다.
전반부에서 들려오는 수레의 흔들리는 소리와 아낙들의 말소리가 너무나 가볍고 일상적이라 제3구의 면벽승 이미지는 금방 파묻히고 만다. 이 시는 성속(聖俗)의 대립 속에서, 소란을 이기려는 고요의 힘을 묘사했다. 예전부터 수양에 적합한 곳으로는 산수가 아름답고 조용한 곳이 선택되었다. 그러나 시인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골목을 선택한다. 그가 깊은 산중의 한가한 은거를 꿈꾸었어도 골목을 절대로 떠나지 않았다. 그는 골목의 소란스러움이야말로 삶의 중심이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게 수양과 깨달음도 산중과 저자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4구를 “소란 속에서 평생 정신을 단련하리라.”라고 새긴다면 그의 결연한 태도는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어석]
정정당당(丁丁當當): 의성어. 달랑달랑. 댕강댕강. 덜컹덜컹.
도도서서(叨叨絮絮): 의성어. 주절주절. 왁자지껄. 끊임없이 수다를 떨며 내는 소리를 형용한다. 서서도도(絮絮叨叨)라고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