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맞이하며

by 박동욱

개강을 맞이하며


한양대는 오늘 개강이다. 개강을 했다는 것은 방학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학이 끝나면 선생도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 방학이 끝나도 난 아쉽지 않다. 이번 방학은 열심히 살았다. 올 한 해 이 일을 어떻게 다 하나 싶을 정도의 일정이었는데, 이제 11월 학회 발표와 한 권의 책 마무리가 남아 있다. 학회 발표는 이미 테마를 선정했고 토론자 선생님도 구했으며 자료도 모두 모아 두었다. 이제 집필만 남은 셈이다. 책은 20% 정도 진척되어 있다. 어찌 어찌 다 되지 않을까 싶다. 강연도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체력이 문제인데 매일 운동을 하니 괜찮지 않을까.

나는 매일 지키는 루틴이 있다. 매일 권투를 1시간 30분씩 한다. 휴일에는 6km 정도를 걷는다. 사람을 만나는 약속은 일주일에 한 번만 갖고 술도 일주일에 한 번만 마신다. 최근에 또다른 루틴이 생겼다. 매일 10km씩을 걷는다. 이건 권투와는 별개다. 어떻게 걷는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1일1식은 작년 3월부터 시작했는데 아직도 유지중이다. 점심만 먹으니 하루종일 배가 고프다. “살은 배가 고프지 않으면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죽도록 운동하고 거의 먹지 않아야 살은 간신히 빠진다. 내 나이에 살을 빠는 사람은 정말 독한 사람이다. 이렇게 어렵게 12kg을 뺐으니 다시는 살이 찌고 싶지 않다. 적어도 배가 나온 아저씨는 되고 싶지 않다.

학교에 강의가 있으면 새벽에 출근한다. 요즘은 거의 차를 몰고 다니지 않고 걸어다닌다. 오늘 학교에 오니 학교는 아직도 방학인 듯 조용하고 평화롭다. 아마도 조금 있으면 학생들로 북적일 것이다. 새로운 한 학기를 열심히 살고 싶다. 예전에는 강의로 상도 많이 탔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상이 중요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 근거없는 기대와 희망에 몸을 걸기 보다는, 그저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뿐이다. 노력은 보상이 있다거나 고생한 공은 있다거나 하는 일은 믿지 않는다. 삶에서 꼭 정당한 보상이나 공을 받아야 하겠다는 것도 인생을 모르는 말이다. 삶이란 늘 등을 돌린다. 나는 한 학기를 새로운 다짐으로 시작한다. 햇살이 연구실 창으로 들어온다.



2022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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