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인 글 22

–조선의 좌우명-

by 박동욱

여섯 가지의 후회


구평중(寇平仲)의 「육회명(六悔銘)」에, “관리가 부정을 저지르면 관직을 잃었을 때 후회하고, 부자가 아껴 쓰지 않으면 가난해졌을 때 후회하고, 젊어서 배우기를 게을리 하면 공부할 시기를 놓쳤을 때 후회하고, 일을 보고서도 배우지 아니하면 필요할 때 후회하고, 취한 뒤에 함부로 말하면 술이 깼을 때 후회하고, 몸이 편안할 때 쉬지 않으면 병들었을 때 후회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내가 우연히 이 글을 보고서 느끼는 것이 있어서 이어서 짓노라.

행동을 제 때에 하지 않으면 시기를 놓치고 후회하고, 이익을 보고서 의리를 잊으면 깨달았을 때 후회하며, 남 뒤에서 험담하면 얼굴을 볼 때 후회하고, 애초에 일을 못 살피면 실패할 때 후회한다. 성질이 나서 제 자신을 잊으면 어려워졌을 때 후회하고 농사에 힘쓰지 아니하면 수확할 때 후회한다.


寇萊公六悔銘云, 官行私曲失時悔, 富不儉用貧時悔, 學不少勤過時悔, 見事不學用時悔, 醉後狂言醒時悔, 安不將息病時悔. 予偶見此文, 遂感而續成.

行不及時後時悔, 見利忘義覺時悔, 背人論短面時悔, 事不始審僨時悔. 因憤忘身難時悔, 農不務勤穡時悔.

이익(李瀷, 1681∼1763), 「六悔銘」




[평설]

구준의「육회명」은『명심보감』에도 실려 있다. 성호 이익은 이 글을 읽고서 자신 만의 여섯 가지 후회를 꼽아 보았다. 뒤에 후회할 일을 미리 짐작해서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자는 다짐을 담았다. 캐서린 맨스필드(Katherine Mansfield)는 후회에 대해서 “결코 후회하지 말 것, 뒤돌아보지 말 것을 인생의 규칙으로 삼아라. 후회는 쓸 데 없는 기운의 낭비이다. 후회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단지 정체만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가장 좋은 것은 후회할 일을 아예 안 만드는 것이고, 그 다음은 후회한 일을 바탕으로 새롭게 후회할 일을 안 만드는 것이다. 가장 나쁜 것은 후회를 하고서도 후회할 일을 반복하는 것이다. 후회가 습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윌리엄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Dawn after the Wreck’ 1841. .jpg 윌리엄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Dawn after the Wreck’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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