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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180)

180. 소 잡는 것을 탄식하다[殺牛嘆], 김평묵(金平默)

by 박동욱

180. 소 잡는 것을 탄식하다[殺牛嘆], 김평묵(金平默)

한 해에도 몇천 마리 소 떨며 죽게 되니,

원한 기운 하늘까지 나쁜 기운 흐른다네.

묻노니 농가에서 봄 농사하는 날엔

도리어 개와 돼지 시켜 대신 밭 갈 것인가?

一年觳觫幾千牛 寃氣窮霄沴氣流

借問田家東作日 還令犬豕代耕不


[평설]

보통 소의 도축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지만 때때로 도축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1,2구에서는 소를 도축하는 일은 불인(不仁)한 일이므로 소를 죽이게 되면 흉년이나 우역(牛疫) 등 나쁜 일이 발생할 빌미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 4구에서는 도축 이후에 농사철이 되면 소가 없는 상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어쨌든 소를 잡거나 소가 죽거나 간에 소가 사라지는 일은 엄청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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