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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182)

182. 어디로 갈까나[閑居], 장혼

by 박동욱

182. 어디로 갈까나[閑居], 장혼

평생토록 마음 맞는 사람 적으니

문 나선들 어디에 몸을 맡을까.

벼슬을 하려 해도 재주 없었고

은거하려고 해도 논밭 없으니,

다만 술을 마시고 글 짓는 걸로

한가한 날 노닐며 시간 보내네.

生平少同調 出門何所投

欲仕非材具 欲隱無田疇

姑與將文酒 暇日作閑遊


[평설]

평생토록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드물었으니 문을 나선다고 누굴 만나겠는가? 벼슬을 하려 해도 재주가 없었고, 숨어 살려 해도 논밭도 없다. 그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술 마시고 글이나 짓는 일로 한가한 시간을 때울 수밖에 없다. 사람들과는 단절되었고, 출사나 은거도 여의치 않았다. 어디서도 위로받을 수 없는데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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