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가난해도 괜찮고 아파도 편안하네[謾吟], 김효일(金孝一)
189. 가난해도 괜찮고 아파도 편안하네[謾吟], 김효일(金孝一, ?~?)
즐거움 있으니 가난도 되려 괜찮고
한가로움 많아 병 또한 편안하네.
향불 사르니 봄비 가늘게 내리고
시구 찾다 보니 새벽 종소리 늦네.
외진 골목이라 이끼는 길 덮었고
창 비어서 대나무로 울을 고쳤네.
우습구나. 저 명예와 이익 쫓는 사람들
해 가도록 분주하게 내달리기만 하네.
樂在貧還好 閑多病亦宜
燒香春雨細 覓句曉鍾遲
巷僻苔封逕 窓虛竹補籬
笑他名利客 終歲任驅馳
[평설]
가난해도 괜찮고 아파도 괜찮다. 향불을 사르니 봄비는 주적주적 내리고, 시구 찾다 고심하다 보니 새벽까지 깨어 있었다. 집으로 통하는 길에는 인적이 끊겨 이끼가 잔뜩 끼었고, 부서진 울타리는 대나무로 보수해 본다. 명예와 이익을 좇는 사람들은 한 해 내내 뭐가 그리 급하고 바쁜지 분주하게 살아간다. 이렇게 살고 있는 내가 저렇게 살고 있는 그들을 비웃는다. 그들도 내가 사는 꼴을 비웃을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