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처신의 어려움[東調], 김양근(金養根, 1734~1799)
192. 처신의 어려움[東調], 김양근(金養根, 1734~1799)
말 꺼내면 잡놈의 무리라 하고
입 닫으면 멍청이라 여기고 있네.
부귀하면 반드시 시기 당하고
가난하고 야윈 이 비웃는구나.
아! 이와 같은 세상에서
어떻게 이 한 몸뚱이 처신해야 하는가?
言則謂雜類 不言以爲愚
富貴必見猜 亦笑貧而臞
嗟乎似此天下 何以處此一箇�
[평설]
이 시는 주의식(朱義植)의 시조를 한시로 바꾼 것으로,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 따박따박 말을 하면 함부로 잡놈이라 하고 묵묵부답 입 닫으면 멍청이나 바보 취급한다. 부귀하면 남들이 시기 질투하고 가난하면 손가락질하며 우습게 본다. 잘나면 잘났다고 못나면 못났다고 타박하고, 있으면 있다고 없으면 없다고 씹어댄다. 그러니 세상살이 참 만만치 않다. 사람들은 나한테 관대하지 않고 관대함을 기대해서도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