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 막다른 골목에서[辛亥謫荏島以詩遣愁], 조희룡
195. 막다른 골목에서[辛亥謫荏島以詩遣愁], 조희룡
대숲은 땅에 붙어 줄과 부들 다름없고
얼굴 치는 모래 탓에 두 눈이 뻑뻑하네.
길 끊긴 언덕 비탈 가파른 구렁 이루니
길 막힌 사람 또 갈 길이 막히었네.
叢篁着地似菰蒲 撲面塵沙眼欲枯
路斷坡陁成絶塹 窮途人是又窮途
[평설]
절도(絶島)로 귀양 가는 감회를 썼다. 대나무처럼 굳은 지조의 사람들도 줄과 부들처럼 흐느적거리고, 세상의 타락상은 차마 눈으로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비탈길이 구렁이 되었다는 것은 커다란 고난을 비유한 것이다. 마지막 구는 중인의 신분으로 유배까지 온 자신의 참혹한 처지에 대한 절망적인 언사다. 그러나 막다른 길에서 통곡할 필요 없다. 길은 언제나 막다른 곳에서 다시 열린다.
[참고]
1851년(당시 63세)에 예송(禮訟)이 일어나 김정희는 북청(北靑)으로 귀양이고 권돈인(權敦仁)은 파직되었다. 조희룡은 이들의 구명을 시도 하다가 전라도 임도(荏島)에 3년간 유배 가게 된다. 이 시는 당시에 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