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 염치 없는 사람들[葛驛雜詠], 김창흡(金昌翕)
215. 염치 없는 사람들[葛驛雜詠], 김창흡(金昌翕, 1653~1722)
오늘날에 염치를 보려 한다면
삽살개 배 속에나 남아 있다네.
예사롭게 밥그릇 긁을 뿐이지
부엌 향해서 앉고 싶지는 않네.
今日看廉恥 靑狵肚裏存
尋常櫟釜際 不欲向廚蹲
[평설]
삽살개는 제 밥그릇을 긁을 뿐 남의 음식은 탐내지 않는다. 제 것 아닌 것에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먹어야 할 것과 안 먹어야 할 것도 가리지 않고, 손대야 할 것과 손대지 않아야 할 것도 구분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면 안 할 짓도 못 할 짓도 없게 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정작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개도 하지 않을 행동을 사람들은 주저 없이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개만도 못한 사람은 너무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