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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305)

305. 수전노와 주정뱅이[六言], 이용휴

by 박동욱

305. 수전노와 주정뱅이[六言], 이용휴

돈 아껴 못 베풀면 수전노이고

술 좋아해 무례하면 주정뱅이라 하지.

선생이 “난 그렇지는 않다” 말해도

남들이 허락할지 여부는 모르겠네.

愛錢莫施爲虜 嗜酒無儀是囚

先生自謂能免 未審它人許不


[평설]

돈을 꼭 써야 할 때도 인색한 수전노에다 술만 먹으면 무례한 주정뱅이다. 그래도 본인만은 자신이 그렇다고 한사코 인정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남들의 눈에는 영락없는 수전노에다 주정뱅이일 뿐이다. 이 시의 주인공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일 수도 있고, 이용휴 자신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라면 얄미운 사람에 대한 장난기가 발동해서 썼을 것이고, 자기 자신이라면 슬픈 자기 고백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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