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 종이 위 꿈[從政圖], 홍우원(洪宇遠)
327. 종이 위 꿈[從政圖], 홍우원(洪宇遠)
명리가 부운인 줄 진실로 알겠는데
종이에서 구하는 것 정말로 우습구나.
한바탕 명예, 욕됨 부질없는 일이라서
덧없는 꿈속에서 노니나 의심되네.
固知名利本來浮 自笑還從紙上求
一場寵辱渾閑事 疑是邯鄲夢裡遊
[평설]
종정도는 종이 말판 위에서 누가 가장 먼저 높은 관직에 오르는가를 겨루는 놀이다. 명예와 이익은 뜬구름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법이다. 그런데도 종이 위에까지 그려놓고 서로 명예와 이익을 다투니 웃음이 절로 난다. 실제 관직에 올라 명예와 욕됨을 찾았던 일도 덧없는 꿈속에서 놀았던 일과 다름이 없다. 사람이 산다는 게 종이 위 종정도에서 부질없이 애쓰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종정도나 우리 삶이나 모두 꿈속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