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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345)

345. 눈병 탓에 꽃구경을 못하다[病眼未看花有嘆], 이규보

by 박동욱

345. 눈병 탓에 꽃구경을 못하다[病眼未看花有嘆]」, 이규보

내 병은 하늘이 내린 것인데

꽃구경 뉘 못하게 하였으랴

하늘 이미 날 불쌍히 안 여기노니

봄도 따라서 나를 저버리었네.

하늘 이미 꽃 피우는 권한 있으면서

어찌 내 눈은 환히 하지 못하나

病是天之爲 看花誰所破

天旣不吾憐 春亦孤負我

已有開花權 開目何未可


[평설]

이규보는 소갈증, 수전증, 피부병, 눈병 등 갖가지 질병에 시달렸다. 특히, 그는 눈병에 대해서 여러 편의 시를 썼다. 세상을 뜨기 삼 일 전까지도 눈병의 고통에 대해 말했다. 위의 시는 눈병 때문에 꽃구경을 망친 심경을 적은 것이다. 눈병은 운명이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꽃구경을 할 수 없는 것은 야속하기 짝이 없다. 하늘은 세상만사를 주재(主宰)하는 권능(權能)을 갖고 있다. 그런데 꽃을 피울게 만들 수 있으면서 자신의 눈병은 방치하고 있나? “세상은 꽃 잔치이지만 난 암흑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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