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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344)

344. 동전같이 생긴 꽃[金錢花 九歲作], 허봉(許篈)

by 박동욱

344. 동전같이 생긴 꽃[金錢花 九歲作], 허봉(許篈)

조물주 화로에서 힘 많이 쏟아서는

금화와 똑같은 꽃 주조하여 만들었네.

반 냥짜리 오수전은 귀한 척 뽐내지만

가난한 집 도울 줄은 알지도 못하였네.

化工爐上用功多 鑄出金錢一㨾花

半兩五銖徒自貴 不知還解濟貧家


[평설]

금전화(金錢花)는 동그란 꽃모습이 금화(金貨)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말로는 금불초(金佛草)라고도 하는데, 노란 꽃이 무리 지어 핀다. 9살짜리 꼬마는 이 꽃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조물주는 용광로에서 금화와 똑같은 모양의 꽃인 금전화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실제 오수전은 값어치가 나간다고 뻐기지만, 가난한 집을 도울 줄은 알지 못한다. 오수전은 한나라 문제 때 주조한 동전이다. 꼬마 시인이 보여주고 있는 꽃과 동전의 유사성에 의한 발상도 탁월하지만, 화폐의 정당한 사용에 대한 시선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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