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 다 따지 말고 남겨 두어라[摘果], 김창협
343. 다 따지 말고 남겨 두어라[摘果], 김창협
산속 과일 종류가 많고 많은데,
서리 맞자 향기와 단맛 더해져
나무꾼 따라가서 따서 와서는
스님과 함께 앉아 맛을 본다네.
높은 넝쿨 달린 건 따오진 않고
산짐승들 양식으로 남겨두었네.
山果非一種 霜餘溢甘芳
行隨樵子覓 坐共林僧嘗
高蔓摘未盡 留作鼪鼯糧
[평설]
산속에는 이런저런 과일이 많은데, 서리를 맞고 난 뒤 향기와 단맛이 한층 더해진다. 산속을 잘 아는 나무꾼 뒤를 따라가서 과일을 따온다. 그리고는 숲속에 사는 스님과 함께 앉은 과일을 맛본다. 넝쿨 위쪽 자리에 있는 과일은 손대지 않고 다람쥐들 양식으로 남겨 두었다. 감나무 홍시를 까치밥으로 남긴 그 마음과 같다. 옛사람들의 베풂과 나눔은 동물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