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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343)

343. 다 따지 말고 남겨 두어라[摘果], 김창협

by 박동욱

343. 다 따지 말고 남겨 두어라[摘果], 김창협

산속 과일 종류가 많고 많은데,

서리 맞자 향기와 단맛 더해져

나무꾼 따라가서 따서 와서는

스님과 함께 앉아 맛을 본다네.

높은 넝쿨 달린 건 따오진 않고

산짐승들 양식으로 남겨두었네.

山果非一種 霜餘溢甘芳

行隨樵子覓 坐共林僧嘗

高蔓摘未盡 留作鼪鼯糧


[평설]

산속에는 이런저런 과일이 많은데, 서리를 맞고 난 뒤 향기와 단맛이 한층 더해진다. 산속을 잘 아는 나무꾼 뒤를 따라가서 과일을 따온다. 그리고는 숲속에 사는 스님과 함께 앉은 과일을 맛본다. 넝쿨 위쪽 자리에 있는 과일은 손대지 않고 다람쥐들 양식으로 남겨 두었다. 감나무 홍시를 까치밥으로 남긴 그 마음과 같다. 옛사람들의 베풂과 나눔은 동물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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