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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342)

342. 이불을 훔쳐 가다[盜取寢衾 戱作俚語], 이진망(李眞望)

by 박동욱

342. 이불을 훔쳐 가다[盜取寢衾 戱作俚語], 이진망(李眞望)

깊숙이 숨기고서 빗장 건들 못 믿겠으니

도둑 한 놈 열 사람이 지킨대도 못 지킨다지.

궁핍한 벗 제 몸 가릴 이불을 구한다면

응당 먼저 내 집도 춥다고 말해야지.

深藏無賴鐍扃完 一手探來十守難

若使窮交求庇體 也應先說自家寒


[평설]

예전에는 좀도둑이 참 많았다. 좀도둑이 거의 사라진 것은 CCTV 덕분이다. 아끼는 물건을 깊숙이 숨겨 놓고 자물쇠를 채워 놓는다고 해도, 도둑을 막아내기란 어렵다. 그래서 “열 사람이 지켜도 한 도둑놈을 못 막는다”라는 속담을 썼다. 지금 도둑이 이불을 훔쳐 갔다. 이제 사정이 어려운 어떤 친구가 와서 이불을 구한다면 내 집도 춥다고 말해야겠다고 눙쳤다. 이런 재미난 시를 지어 쓰린 속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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