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 손녀가 시집가는 날[女孫新婚日戱題], 현일(玄鎰)
341. 손녀가 시집가는 날[女孫新婚日戱題], 현일(玄鎰)
세월이 흘러가서 늙은 몸 되었으니,
어제 네가 난 듯한데 벌써 혼인 보게 되네.
아침 일찍 어린 손자 재롱을 보기 위해,
한 사람 적어짐도 도리어 달게 여기리.
歲月悠悠老大身 女生如昨已成姻
朝來爲看兒孫戱 還覺分甘少一人
[평설]
손녀가 태어난 것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 아이가 자라서 시집을 간다. 자신은 그사이에 그만큼 늙었다는 의미다. 손녀가 시집을 가는 것도 섭섭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손녀가 시집을 가서 일찍 아이를 낳는다면, 자신은 또 증손자의 재롱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손녀딸의 출가를 흔쾌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섭섭한 마음을 농으로 짐짓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지만 아쉬운 여운은 길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