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년 365일, 한시 365수 (340)

340. 며느리의 대화[村家], 이양연

by 박동욱

340. 며느리의 대화[村家], 이양연

자네 노모 연세가 어찌 되시나

우리 엄마 늘 병이 많으시다네.

김매고 한 번 가서 봬야 하지만

시아버지 무서워 말 못하겠네.

問君母年幾 我母常多病

了鋤合一歸 舅嚴不敢請


자네 친정 멀어서 좋겠구먼

못 간대도 변명할 게 있을 테니까.

헌데 나는 한동네 시집와서도

엄마 얼굴 삼 년간 못 보았다네.

君家遠還好 未歸猶有說

而我嫁同鄕 慈母三年別


[평설]

손윗동서가 손아랫동서에게 하소연한다. 친정어머니는 연로한데다 이런저런 병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시집과 가까운 거리에 친정이 있지만, 엄한 시아버지 때문에 친정에 가본다고 입도 떼지 못했다. 친정과 시댁의 거리가 멀다면 친정에 못 가 본다는 핑계라도 댈 수 있지만, 지척에 살고 있어도 3년 동안 친정어머니 얼굴도 못 보았다. 며느리는 항상 고되고 힘들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년 365일, 한시 365수 (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