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 걱정 투성이[種花], 이규보(李奎報)
339. 걱정 투성이[種花], 이규보(李奎報)
꽃 심을 땐 안 필까 봐 걱정을 하고
꽃 피면 저버릴까 걱정을 하네.
피고 짐이 다 사람 걱정케 하니
꽃을 심는 즐거움 모르겠구나.
種花愁未發 花發又愁落
開落摠愁人 未識種花樂
[평설]
꽃을 심어 놓자 꽃이 안 필까 걱정되고, 꽃이 피자 꽃이 빨리 질까 걱정이다. 그런데 더 문제는 꽃이 폈을 때다. 이때도 화려한 꽃을 마음껏 감상하며 기뻐하기보다, 그 꽃이 져 버릴까 걱정되어, 꽃이 주는 즐거움마저 잃어버리곤 한다. 그래서 꽃이 펴도 져도 걱정이다. 어떤 것에 마음을 함부로 주면, 그게 다 고통과 수심으로 돌아온다. 사람 관계나 사랑을 꽃에 대입해도 똑같다. 결국 관계와 인연은 고통과 수심을 동반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