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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Oct 06. 2024

일년 365일, 한시 365수 (361)

361. 산 속 초가집 한 채[山居], 서경덕(徐敬德)

361. 산 속 초가집 한 채[山居], 서경덕(徐敬德)

화담에 자리 잡은 초가집 한 채      

맑고 깨끗해 신선 사는 데 같네.    

창을 열면 산들은 모여들었고      

침상 맡서 냇물 소리 들려온다네    

골 깊으니 바람은 산들 불었고      

땅 외지니 나무들 무성하였네.      

그 어름에 소요하는 사람 있으니    

맑은 아침 책 읽길 좋아한다네.     

花潭一草廬   蕭洒類僊居

山簇開軒面   泉絃咽枕虛

洞幽風淡蕩   境僻樹扶疎

中有逍遙子   淸朝好讀書     


[평설]

화담은 개성 동문 밖에 있는 지명이면서 작가의 호이다. 여기에 초가집 한 채가 있는데 신선이 사는 곳과 다를 바 없다. 산들이 집 둘레에 펼쳐져 있고 냇물은 집 근처에 흐르고 있다. 무성한 나무에 산들바람이 불어댔다. 그 풍경들 속에서 이리저리 소요하다가, 아침 나절에 책을 소리 내어 읽어본다. 오로지 나와 이웃하고 나와 친구가 되다가 나만 마주하는 그러한 산속 거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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