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 산 속 초가집 한 채[山居], 서경덕(徐敬德)
361. 산 속 초가집 한 채[山居], 서경덕(徐敬德)
화담에 자리 잡은 초가집 한 채
맑고 깨끗해 신선 사는 데 같네.
창을 열면 산들은 모여들었고
침상 맡서 냇물 소리 들려온다네
골 깊으니 바람은 산들 불었고
땅 외지니 나무들 무성하였네.
그 어름에 소요하는 사람 있으니
맑은 아침 책 읽길 좋아한다네.
花潭一草廬 蕭洒類僊居
山簇開軒面 泉絃咽枕虛
洞幽風淡蕩 境僻樹扶疎
中有逍遙子 淸朝好讀書
[평설]
화담은 개성 동문 밖에 있는 지명이면서 작가의 호이다. 여기에 초가집 한 채가 있는데 신선이 사는 곳과 다를 바 없다. 산들이 집 둘레에 펼쳐져 있고 냇물은 집 근처에 흐르고 있다. 무성한 나무에 산들바람이 불어댔다. 그 풍경들 속에서 이리저리 소요하다가, 아침 나절에 책을 소리 내어 읽어본다. 오로지 나와 이웃하고 나와 친구가 되다가 나만 마주하는 그러한 산속 거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