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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Oct 22. 2024

삼국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32

김귀주(金龜柱), 「畵屛 有古名將遺蹟 各題一絶 七首」

32. 한 자루 칼로 적을 압도하다

昨斬顔良自許都(작참안량자허도)   어제는 허도에서 안량을 베었다가

手中隻劒凌三吳(수중척검릉삼오)   손안에서 칼 하나로 오나라 압도했네.

約杯座上徒勞爾(약배좌상도로이)   술자리 약조들은 헛수고 되었으니

有眼何能識丈夫(유안하능식장부)   눈 있대도 어찌 능히 장부를 알아보랴. 

[關雲長單刀赴會]

김귀주(金龜柱), 「畵屛 有古名將遺蹟 各題一絶 七首」      


[평설]

이 시는 단도부회(單刀赴會)를 배경으로 하여 관우를 칭송하고 있다. 노숙은 유비로부터 형주의 일부를 돌려주겠다는 약속 받아내지만, 관우가 반환을 거절했다. 그러자 노숙은 관우를 불러 한 번 더 형주 반환을 요구해 보고 여의치 않으면 죽이려고 하였다. 초청장을 받은 관우는 배 한 척에 호위병 몇 명만을 대동하고 노숙을 찾아온다. 노숙은 회담장 주변에 도부수(刀斧手)를 숨겨놓고 계속 술을 권하면서 형주 반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관우는 “그런 중요한 문제를 이런 술자리에서 의논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소”라며 술자리를 빠져나갔다. 노숙은 관우를 죽일 기회가 있었지만 죽이지 않고 관우는 무사히 돌아갔다. 이것이 바로 관우가 칼 한 자루만 차고 적진으로 담판하러 갔던 단도부회의 전말이다.

1구는 관우가 조조 휘하에 잠시 있을 때 안량을 죽였던 사실을 거론한다. 3, 4구에서는 오나라 측의 관우 제거 실패를 말했다. 특히 4구에서는 오나라 사람들이 관우를 단순히 제거해야 할 적으로만 인식했다는 것을 비판하면서, 진정한 영웅을 알아보는 안목이 부족했음을 지적했다. 결국 오나라는 관우를 제거하지 못하고, 관우에게 단도부회라는 명장면의 주인공을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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