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주(金龜柱), 「畵屛 有古名將遺蹟 各題一絶 七首」
33. 공성계로 대군을 물리치다
綸巾不動坐無心(륜건부동좌무심) 윤건도 미동 없이 무심히 앉아서는
神筭都藏膝上琴(신산도장슬상금) 신책은 모두 무릎 거문고에 숨기었네.
誰識漳河千甲士(수식장하천갑사) 누가 알았으랴. 장하의 수많은 무장 군사가
較輸空壁七絃音(교수공벽칠현음) 텅 빈 성벽 칠현금 소리만 못한 것을
[諸葛亮西城彈琴]
김귀주(金龜柱), 「畵屛 有古名將遺蹟 各題一絶 七首」
[평설]
이 시는『삼국지연의』에 나오는 공성계(空城計)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공성계란 삼십육계 중 제32계다. 제갈공명이 1차 북벌에서 가정(街亭)을 빼앗기고 회군을 해야 했다. 그런데 본진의 대군은 후퇴시켰지만 정작 본인은 후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사마의의 15만 대군이 들이닥쳤다. 제갈량은 성문을 활짝 열어 놓고 성루에서 거문고를 연주하자 사마의의 군대가 퇴각해 버렸다. 사실 이 사건은『삼국지연의』에 나오는 허구다.
1구는 제갈량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는 태연함과 침착함을 강조한 것이다. 2구는 제갈량이 성루에서 거문고를 연주해 사마의의 군대를 퇴각시킨 사실을 말한다. 3, 4구는 사마의가 많은 군대를 장하 땅에 주둔시켰지만, 거문고 소리에 물러났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이 시는 제갈량은 거문고, 지략, 빈 성벽, 사마의는 많은 군대, 무력, 갑옷 입은 군사 등으로 나누어 대조적으로 기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