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 사람의 음식남녀 51

『食色紳言』,[明]龍遵 著

by 박동욱

[51] 술을 조심 하라


김인산(金仁山)이 말하였다.

“무릇 사람이 공경하게 되면 마음 내키는 대로 하지 않게 되나, 마음 내키는 대로 하면 공경하지 못하게 된다. 상(商)나라의 군신이 한결같이 공경을 근본으로 하자 천하의 사물로도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거든 하물며 감히 술로다 몸을 버릴 수 있겠는가.”


金仁山曰: “夫人敬則不縱欲, 縱欲則不敬. 商之君臣, 一本於敬, 舉天下之物, 不足以動之, 況敢荒敗於酒乎?”




[평설]

경(敬)은 생각이나 헤아림을 중단한 상태에서 마음을 고요하게 간직하는 것이다. 경(敬)하게 되면 함부로 행동하지 않게 된다. 군신의 기본을 경으로 하게 되자 군신 사이에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나 이런 마음의 평정 상태를 깨뜨리는 돌발변수는 역시 술이었다. 술을 마시면 행동이 달라지고 그러다 보면 군신의 관계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사람과의 거리는 필요한 법이니, 거리가 무조건 좁혀진다고 좋을 것도 거리가 무조건 멀어진다고 나쁠 것도 없다. 술은 때때로 그 사람과의 거리를 급격하게 좁힐 수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급격하게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 알코올이 가져다 주는 인간관계의 착시 효과에 속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어석]

김이상(金履祥, 1232~1303): 송말원초 때 절강(浙江) 난계(蘭溪) 사람. 이름은 상(祥) 또는 개상(開祥), 이상(履祥)이고, 자는 길보(吉父)며, 호는 차농(次農)이고, 시호는 문안(文安)이다. 왕백(王柏)과 하기(何基)에게 배웠다. 원나라가 들어서자 벼슬하지 않고 인산(仁山)에 은거하여 인산선생(仁山先生)이라 불렸다. 주돈이(周敦頤)와 정호(程顥)의 학문을 조종으로 삼아 의리(義理)를 궁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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