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9. 어떤 효자[婦翁思親堂 次韻玄山居士 七首], 남효온
세모에 된서리가 훤당에 떨어지니
날마다 무덤 찾아 상석을 마주했네.
눈물을 쏟아내며 찬 밤에 잠 못 드니
모닥불, 관솔불에 밤은 정녕 길기만 해.
繁霜歲晩落萱堂 日到墳前對石床
皐魚淚盡寒無寐 榾柮松明夜正長
[평설]
원추리를 심어 두었다는 훤당(萱堂)에 내리는 서리는 어머니의 죽음을 말한다. 아들은 매일같이 무덤을 찾아 상석을 마주한다. 춘추 시대 고어(皐魚)의 고사를 끌어들여 자신의 심정을 드러낸다. 고어는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여도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 싶어도 어버이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겨울 밤, 모닥불과 관솔불 타는 소리만이 들리는 무덤 앞에서 아들은 잠들 줄 모른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만 가고, 차디찬 밤은 끝없이 이어진다. 자식으로 해야 할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회한이 몰려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