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89)

by 박동욱

489. 무심과 유심[白雲], 박광일(朴光一)

백운산 위쪽에는 백운암 있었으니

백운암 아래로는 흰 구름 천 길 깊네.

흰 구름은 저절로 무심히 하얗건만

흰 구름 바라보는 나만이 마음 가네.

白雲山上白雲庵 庵下白雲千丈深

白雲自是無心白 看白雲時我有心


[평설]

백운산(白雲山)과 백운암(白雲庵)이라는 실제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백운산 위에는 백운암이라는 암자가 있다. 백운암 아래에는 자욱하게 구름이 끼어 있다. 여기까지는 하나의 풍경을 다루고 있다. 이 풍경에서 더 깊은 사색으로 나아간다. 시의 후반부에서는 '무심(無心)'과 '유심(有心)'의 대비를 통해 자연의 무위(無爲)와 인간의 작위(作爲)를 대조적으로 그렸다. 구름은 그저 절로 희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구름을 바라보는 인간의 마음은 끊임없이 변한다. 결국 세상 모든 것은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진리를 흰 구름이라는 평범한 소재를 통해 깊이 있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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