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2. 병상의 빗질[病枕無所猷爲一日屢櫛聊以遣閒], 홍직필
하루에도 천 번 하고 만 번을 빗질하니
잦은 빗질에 짧은 머리 저절로 듬성듬성.
작은 서캐도 긁어내어 머리는 깨끗하나
어이하면 몸과 마음 있는 때 없앨 건가?
一日千梳復萬梳 梳梳短髮自蕭疎
爬搔細蝨渾頭淨 安得身心垢盡除
[평설]
이 시는 병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빗질에서 시작한다. 이는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 도가(道家)의 도인안마술(導引按摩術)과도 연관된다. 《운급칠첨(雲笈七籤)》에서는 아침저녁으로 천 번씩 빗질하면 두풍을 물리치고 머리가 세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빗질로 권태도 치료하고 몸도 치료한다.
시상의 전개는 외면에서 내면으로 향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빗질로 시작하여, 서캐를 없애는 구체적 행위로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내면의 때를 씻기까지 한다. 빗질로 몸의 청결뿐 아니라 마음의 번뇌도 치유하고 싶어 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빗질을 하며 언젠가 몸과 마음을 모조리 치유한 뒤, 병상을 벗어나는 시간이 오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