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살에 읽는 좋은 생각 맑은 글 14

도륭(屠隆)의 사라관청언(娑羅館淸言)

by 박동욱

14. 놓을 수 없는 것들

마음을 먹어 깨달음을 추구 하나 피붙이가 너무 가까워 인연 끊기 어렵고, 도를 배워 구하고자 하나 몸뚱이와 정신이 온전히 남아 있어 아상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구나.

立心而認, 骨肉太親, 則人緣難遣; 學道而求, 形神俱在, 則我相未融.


[평설]

깨달음을 얻으려면 부모 형제와의 인연마저 끊어야 한다. 하지만 그 소중함 때문에 쉽게 놓을 수 없다. 도를 추구하려면 나를 내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몸과 정신이 남아 있어 절대 쉽지 않다. 인연에 얽매이지 않고 나를 비워내야 한다.

구도(求道)의 길은 참으로 어렵고 고되다. 대자유는 모든 것을 무조건 끊어내는 데 있지 않다. 집착하지 않는 마음에 있다. 인연을 소중히 하되 매이지 않고, 나를 내려놓되 도피하지 않는 것이다. 아상이 사라질 때 비로소 참 나를 만날 수 있다. 인연의 매듭을 풀어버리고 아상의 그림자를 걷어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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