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륭(屠隆)의 사라관청언(娑羅館淸言)
16. 깨달음과 마음
깨달음에 돈오와 점수가 함께함을 알면, 남종과 북종의 선문이 서로 갈라질 일은 없었을 것이고, 좋은 길을 가느냐, 어려운 길을 가느냐는 결국 마음가짐에 달려 있음을 알았다면, 과거와 현재의 이치가 저절로 드러났을 것이다.
知事理原有頓漸, 則南北之宗門不廢; 知升墜分于情想, 則過現之因果昭然.
[평설]
불교 수행에는 돈오와 점수가 공존했다. 남종선은 단박에 깨달음만으로 충분하다고 보았고, 북종선은 깨달음을 얻은 뒤에도 꾸준한 수행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둘은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관계다. 사람마다 성향과 상황이 다르니, 각자에게 맞는 방식을 따르면 된다.
천상에 태어나거나 지옥에 떨어지는 것은 결국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달려 있다. 마음이 바르면 좋은 결과를 얻고, 마음이 흐트러지면 나쁜 결과를 맞게 된다. 과거와 현재의 모든 일에는 분명한 원인과 결과가 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자신의 마음을 잘 살피고 바르게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오직 마음뿐이다. 어느 길을 택하든 오늘의 마음이 내일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