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인 글 35

–조선의 좌우명-

by 박동욱

온종일 조심하고 두려워하라


달은 차면 기울고 그릇은 차면 엎어진다. 승천한 용은 후회가 있다고 하였으니 만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는다. 권세를 믿어도 아니 되고, 욕망을 지극히 누려도 아니 된다. 밤낮으로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깊은 못에 임한 듯, 얇은 얼음을 밟는 듯이 하리.


月盈則缺, 器滿則覆. 亢龍有悔, 知足不辱. 勢不可恃, 欲不可極. 夙夜戒懼, 臨深履薄.

-김상용(金尙容, 1561~1737), 「座右銘」-




[평설]

어쩌면 욕망과 만족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어디까지 욕망을 부려야 하고 어디쯤 올라섰을 때 만족해야 하는가. 이 지점에 대한 선택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권세나 욕망은 마치 가속 페달만 있고 제동장치는 없는 폭주 기관차와 같다. 길은 언젠가는 끝이 있기 마련이니 계속 달리다 보면 막다른 길에 부딪히거나, 낭떠러지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두렵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달리더라도 항상 한 발은 브레이크 페달 위에 살며시 둔다. 무언가 갑자기 기관차에 뛰어 들 듯, 여기쯤 길이 끊어질 듯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어석]

승천한 용은 후회가 있다고 하였으니[亢龍有悔]: 『주역(周易)』 건괘(乾卦)의 육효(六爻)의 뜻을 설명한 「효사(爻辭)」에 나오는 말이다.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이 내려갈 길밖에 없음을 후회한다는 뜻으로, 부귀영달이 극도에 달한 사람은 쇠퇴할 염려가 있으므로 행동을 삼가야 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매거진의 이전글책상 앞에 붙인 글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