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좌우명-
마음을 다 잡고 시간을 아껴라
너의 나이 비록 많다지만 너의 덕은 아름답지 못하네. 네 육신은 비록 갖추었다지만 네 모습은 보잘 것 없네. 까닭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마음을 다잡지 못해서이네. 마음을 다잡으려면 어째야 하나. 성인의 지극한 가르침 있으니 박문약례라는 한 마디 말일세. 의미는 깊고도 긴요하구나. 닭 우는 새벽부터 힘써 시간을 아껴서 독실해야 하리라. 게으름도 없고 소홀함도 없게 하여 예가 아닌 것을 행하지 말면, 아침에 이치를 깨달아 저녁에 죽을지라도 나의 일은 이미 다 마친 것이네.
爾年雖高, 爾德不邵. 爾形雖具, 爾貌不肖. 靜思厥由, 由心未操. 操之何以. 聖有至敎, 博約一語. 旨而且要. 惕鷄孜孜, 惜陰慥慥. 無怠無荒, 非禮勿蹈. 朝聞夕死, 吾事已了.
성여신(成汝信, 1546~1632), 「晩寤箴 丁未」
[평설]
이 글은 1607년 그의 나이 62세 때 쓴 것으로, 노년에 느낀 감정을 적은 것이다. 나이는 많지만 덕은 볼 만한 것이 없고, 육신은 다 멀쩡하지만 보잘 것 없는 사람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마음을 다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음을 다 잡기 위해서는 “지식은 넓게 가지고 행동은 예의에 맞게 하라[博文約禮]”라는 공자님의 말씀을 명심해야 한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 관리이다.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시간을 소진할 수는 없다. 게을러빠진 것도 문제지만 소홀한 것도 문제니, 내 모든 행동을 예법대로 해야 한다. 이렇게 살아서 어느 순간 도만 깨우칠 수 있다면 곧바로 죽는다 해도 여한이 없다. 아무런 깨달음도 없이 살아 있는 시간만 연장한다면 그 삶은 살았어도 죽은 삶이 아니겠는가.
[어석]
1. 게으름도 없고 소홀함도 없이[無怠無荒]: 『서경』에 나온다.
2. 아침에 이치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을지라도[朝聞夕死]: 아침에 참된 이치를 들어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한이 될 것이 없다는 말. 『논어』, 「이인(里仁)」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