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인 글 47

–조선의 좌우명-

by 박동욱

짧은 글 묵직한 다짐


빈둥빈둥 놀지 말고 뜻을 독실하게 할 것이며, 농지거리 말하지 말고 기운을 잡아라. 맹자의 지극히 강한 것은 그 도의와 합하고, 증자의 큰 용기는 깊은 못에 임한 듯 얇은 얼음을 밟는 듯 하는 데에 나타나 있다.


毋惰游以篤志, 毋戲謔以持氣. 孟氏至剛, 配夫道義, 曾子大勇, 見於臨履.

최석정(崔錫鼎, 1646~1715), 「座右銘」




[평설]

빈둥빈둥 놀며 농담이나 하는 것은 뜻과 기를 해치지 마련이다. 이 두 가지 일은 자신의 발전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남들의 눈에도 좋게 보일 리 없다. 그러니 이런 일을 하지 말아야 독지(篤志)와 지기(持氣)가 가능해진다.

맹자의 지강(至剛, 지극히 강한 것)은 여기서 호연지기를 가리킨다. 호연지기의 기됨은 도의(道義)와 합한다. 이 말은『맹자』,「공손추 상」에 나온다. 증자의 큰 용맹은 깊은 못에 임한 듯 얇은 얼음을 밟는 듯 하는 데에 있다. 이 말은『大學大全』에 나온다. 정리하면 이러한 뜻이다. “빈둥빈둥 놀지 않고 농지거리도 하지 않을 것이며, 호연지기를 간직하고, 조심조심 살아갈 것이다.” 짧은 글이지만 묵직한 다짐을 담았다.


[어석]

농지거리∼말고:『근사록』에는 “농지거리는 일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의지 또한 기운에 흘러가게 되니, 농지거리하지 않는 것도 기운을 잡아 지키는 한 가지 방법이다.[戱謔, 不惟害事. 志亦爲氣所流, 不戱謔, 亦是持氣之一端”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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