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인 글 50

–조선의 좌우명-

by 박동욱

움직이지 않음의 쉽고 어려움


시끄러운 가운데 움직이지 않기는 쉬워도 조용한 가운데 움직이지 않기는 어렵다. 시름 가운데 움직이지 않기는 쉬워도 즐거운 가운데 움직이지 않기는 어렵다. 이미 움직이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쉬워도 움직이기 전에 움직이지 않는 것은 어렵다.


囂中不動易, 靜中不動難. 憂中不動易, 樂中不動難. 旣動不動易, 臨動不動難.

양경우(梁慶遇, 1568~?),「座右銘」




[평설]

이 글에는 부동(不動)이 6번 등장한다. 여기서 부동이란 몸과 마음의 평정한 상태를 말한다. 저자는 부동(不動)의 어려움[難]과 쉬움[易]에 대해 우리의 상식과는 다른 해석을 내린다. 첫째로 시끄러운 상태가 부동에 방해가 될 것 같지만, 조용한 상태가 부동에 방해가 된다고 했다. 시끄러운 환경은 주위의 관심을 분산시켜 오히려 자신의 내면에 집중케 하지만, 조용한 환경은 주위의 관심을 나에게 쏠리게 해서 오히려 내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기 힘들게 한다. 둘째로 근심스러운 상태가 부동에 방해가 될 것 같지만, 즐거운 상태가 부동에 방해가 된다고 했다. 근심은 그 자체에 집중하게하기 때문에 부동의 상태를 유지하기 쉬우나, 즐거움은 거기에 푹 빠져 있으면 마음이 달떠서 경솔하게 움직이기 쉽다. 셋째로 이미 마음이 움직였을 때가 부동하기가 어려울 것 같고, 마음이 움직이기 전에는 부동하기가 쉬울 것 같은데, 이와는 정반대의 해석을 했다. 왜 그럴까? 마음이 이미 동요 되었다면 멈출 수도 있겠지만, 마음이 아직 동요가 일어나기 전 상태에서는 부동의 상태를 만들기가 원천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책상 앞에 붙인 글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