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좌우명-
석 잔 이상은 마시지 말라
동짓날 밤에 호사(壺社)에서 술을 마시면서 잔치를 했는데 유문(孺文)이 나에게 권하여 주잠을 지었다. 자네의 성품은 맑고 고요하니 물건으로 마음에 누를 끼치게 하지 말라. 술은 무슨 좋은 것이 있겠는가. 자네로 하여금 통쾌하게 많이 마시게 만든다. 자네의 모습에는 삼감이 없게 하고 자네의 말에는 믿음이 없게 하니 너의 자포자기가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보인다. 부모는 걱정하고 친구는 잠언을 만들어 네가 예의 있게 마실 것을 경계하노니 석 잔을 넘게 마시지 말라.
南至夜, 飮讌于壺社, 孺文勸余作酒箴.
爾性湛靜, 物莫累心. 酒有何好. 俾爾酣淫. 爾儀無翼, 爾言無諶, 爾之暴棄, 不顯其臨. 父母維憂, 朋友維箴, 儆爾禮飮, 毋過三斟.
남유용(南有容, 1698~1773), 「酒箴」
[평설]
유문(孺文)은 김은택(金殷澤)인데 뒤에 순택(純澤)이라 이름을 고쳤다. 남유용의 매부이기도 하다. 그는 남유용의 문집을 편찬하는 데 주도적인 일을 맡기도 했다. 술이 좋을 게 무엇이 있겠는가? 행동은 거칠게 없이 만들고, 말은 이런저런 것 가리지 않고 마구 떠들게 만든다. 그러니 적당량의 음주가 필요하다. 술을 마구잡이로 먹다가는 망신살이 뻗치게 될 수도 있다. 딱 석 잔만 마셔라. 술은 기분만 좋으면서 실수가 없을 때까지 그 정도만 즐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