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162

by 박동욱

162.가짜 날개를 몸에 단 잠자리

將裝義翅的蜻蜓


해 저물자 가을 바람 맑은데

나뭇잎 하나 내 옷깃에 떨어지네.

자세히 바라보니 잎이 아니라,

뜻밖에도 한 마리 잠자리였네.

왼쪽 날개 이미 벌써 부서져 있고

오른편 날개는 여전히 완전하게 남아있네.

정녕 습격을 만나게 되어,

사고 나서 땅 향해서 떨어진 것이네.

떨어지다가 내 품 안에 있었으니,

이것을 구하지 않는다면 어찌 차마 마음인가?

길러서 정원에 있게 하자니

새들이 삼킬까봐 두렵구나.

길러서 창문에 있게 하려고 하나,

또 개미가 침범할까 두렵도다.

끙끙대며 많은 생각을 하다가

기묘한 계책이 갑작스레 떠올랐도다.

나에게는 셀로판지가 있으니,

단단하게 얇으면서도 투명하네.

재단해서 아교로 붙이게 되면

가짜 날개이지만 진짜와 같다.

내 입에 의치를 끼워 넣어서

꽤나 능히 채소뿌리 씹을 만하네.

너의 몸에 만든 날개 장치하면,

또한 반드시 능히 날아갈 수 있을 것이네.

조용히 아교가 마르기를 기다려서

뜰 가운데에 잠자리 놓아 두었네.

잠시 후에 잠자리가 날아서

느긋하게 푸른 구름 속에 들어갔네.

  日暮秋風清,一葉落我襟,

  細看不是葉,赫然一蜻蜓。

  左翼已破碎,右翼尚完存,

  定是遭襲擊,失事向地崩。

  墜落在我懷,不救豈忍心?

  畜之在庭園,恐被鳥雀吞,

  養之在房櫳,又恐螻蟻侵。

  沉吟想多時,妙計忽然生,

  我有玻璃紙,堅薄而透明,

  裁剪而膠黏,假翅亦猶真。

  我口鑲義齒,頗能咬菜根,

  汝身裝義翅,亦必能飛行。

  靜待膠汁乾,放之在中庭,

  須臾蜻蜓飛,悠然入青雲。

     (緣緣堂主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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