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182

by 박동욱

182.옛 친구를 거듭 만나다

舊雨重逢


진주(陳州)의 원님 노(盧) 아무개가 두 마리의 학을 길렀는데 매우 길이 잘 들었다. 한 마리가 다쳐서 죽자, 다른 한 마리는 슬피 우면서 먹지 않았다. 노씨가 학에게 힘써서 먹이니 이에 식사하였다. 하루아침에 노씨의 곁을 빙빙 돌면서 울었다. 노씨가 말하였다. “네가 떠나려고 한다면, 너를 매어두지 않겠다” 학이 구름 속으로 날개를 펼치면서 서너 번 빙빙 돌다가 이에 떠나갔다. 노씨는 늙고 병들었는데 자식이 없었다. 삼 년만에 황포(黃蒲) 시내에 돌아와 누었다. 늦가을이 쓸쓸하였는데 숲 사이를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 갑자기 어떤 한 마리 학이 공중에서 돌고 있었는데, 우는 소리가 처절하였다. 노씨가 우러르며 축원하기를 “너는 내 진주의 짝이 아니더냐? 만약 그렇다면 마땅히 내려와라” 학이 마침내 몸을 던져서 품 안으로 들어와서 부리로 옷을 끌어서 빙빙 돌며 춤추면서 놓지 않았다. 드디어 학을 이끌고 돌아왔다. 그 뒤에 노씨가 죽자 학도 음식을 먹지 않고 죽었다. 집안 사람들이 무덤 왼편에다 묻어 주었다.


  陳州倅盧某,畜二鶴甚馴. 一創死,一哀鳴不食. 盧勉飼之,乃就食. 一旦,鳴繞盧側. 盧曰:“爾欲去,不爾羈也.” 鶴振翮雲際,數四徊翔,乃去. 盧老病無子,後三年,歸臥黃蒲溪上. 晚秋蕭索,曳杖林間,忽有一鶴盤空,鳴聲淒斷. 盧仰祝曰:“若非我陳州侶耶?果爾,即當下.” 鶴竟投入懷中,以喙牽衣,旋舞不釋. 遂引之歸. 後盧歿,鶴亦不食死. 家人瘞之墓左. (《虞初新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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