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234

by 박동욱

234.수레를 가로 막고 사정을 호소하다

攔輿告狀


절서(浙西) 사람 유승절(劉承節)이 공주(贛州)로부터 부임해서 다만 아들 하나와 종 하나와 함께 말을 타고 동쪽으로 왔다. 신(信)이란 지방의 귀계(貴溪)에 이르러 점심때가 되어서 여관에 머물렀는데, 몇 명의 장사치를 만나게 되었다. 작은 상자 안에는 은 백량쯤 될 만한 것이 있었는데, 그들에게 엿보이게 되었다. 마침 해가 저물어 모두 다 유숙하게 되었다. 모든 장사치들이 다 도둑놈들이었는데, 밤이 깊자 몽둥이를 잡고 유씨가 있는 방에 들어왔다. 유씨는 본래 군대를 따라 싸움터에 나갔어서 완력이 있어 칼을 휘둘러 한 명의 어깨 죽지를 잘라 버리자, 사람들이 두려워 흩어져 달아났다.

유씨가 종놈을 재촉해서 일어나게 해서 곧바로 가서 높은 산 아래에 이르러서 도둑놈과 만났다. 비록 그들과 맞서 싸웠으나 숫자가 적어 많은 사람을 대적할 수가 없어서 유씨와 아들과 종이 함께 죽었다. 유씨가 타고 갔던 말이 길에서 배회하고 있는데 마침 주부(主簿)가 농경지를 조사하러 나왔다.

말이 수레 앞에서 맞이하여서 발을 구부리는 것이 절하는 것처럼 하고 이미 물러났다가 다시 나아가서 모두 예닐곱 차례나 되돌아왔다. 주부가 이상히 여겨서 말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억울한 일을 하소연하려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몇 사람을 보내서 말을 따라서 가게 하니 언덕 가 언덕배기에 이르자, 말이 꼼짝 않고 서 있었다. 땅에 가득한 핏자국이 있었는데 피비릿내가 코를 찔렀다. 세 사람의 시체가 동굴에 있었는데 몸뚱이와 사지가 온기가 남아 있었다. 곧바로 이장을 독려해서 찾아가 도둑을 잡게 하니 아침도 다 안가기 전에 모두 잡아 와서 다함께 처형했다.


  浙西人劉承節,自贛州赴任,但與一子一僕,乘馬而東. 至信之貴溪,午駐逆旅,逢數賈客. 篋中銀可百兩,爲客窺見. 會日暮,皆留宿. 諸賈客皆盜也,夜久操杖入劉室. 劉本從軍,有膂力,揮刃斷其一臂,衆懼而散走. 劉促僕起,即去至高岡下,與盜遇. 雖與拒鬥,而寡不敵衆,並子、僕死焉. 所乘馬躑躅於道,適主簿出按田. 馬迎之車前,局足如拜,已退復進,凡六、七返. 主簿異之,曰:“是必有冤訴” 遣數輩隨馬行,到岡畔坡坨下,馬凝立. 滿地血點,腥觸人. 三屍在穴,肢體尚暖. 立督里正訪捕,不終朝盡成擒,並坐誅.(《夷堅志》)




234. 攔輿告狀.jpg


매거진의 이전글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