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296

by 박동욱

296.개미를 구해주다

救蟻


이송(二宋, 宋郊、宋祁)이 어렸을 때에 어떤 오랑캐 승려가 그들을 보고서 말하였다.

“소송은 마땅히 천하에서 으뜸이 되겠고 대송은 갑과(甲科)를 잃지는 않을 것이다”

그 후 십여 년이 되던 해에 대송이 또 스님을 만나자 스님이 깜짝 놀라면서 말하였다.

“공은 풍신이 옛날과는 달라졌으니, 능히 수백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

대송이 웃으며 말하였다.

“가난한 유생이 무슨 힘으로 많은 생명을 구해 줄 수 있겠습니까?”

스님이 말하였다.

“공은 생각해 보시오”

대송이 한참 동안 골똘히 생각하고 말하였다.

“열흘 전에 집 아래에 개미굴이 있는데 폭우가 들이치게 되자 내가 장난 삼아서 대나무를 엮어서 다리를 만들어서 개미들을 건너가게 하니, 이로 말미암아서 개미의 목숨들이 온전함을 얻게 되었는데 설마 이 일은 아니겠지요?”

스님이 말하였다.

“맞습니다, 소송은 올해에 진실로 마땅히 장원할 것이고, 공도 마침내 그보다 못지 않을 것이오”

합격자를 발표하게 되자 소송이 과연 장원이 되었으나, 헌장태후(憲章太后)가 권력을 쥐고 있었는데 “아우가 형보다 앞설 수가 없다”고 하여 대송을 첫 번째로, 소송을 열 번째로 만들었다. 그때서야 스님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믿게 되었다.


二宋(宋郊、宋祁)幼時有胡僧見而謂曰, “小宋當魁天下,大宋亦不失甲科.” 後十餘年,大宋又遇僧。僧驚曰:“公風神異昔,能活數百萬命者.” 宋笑曰:“貧儒何力及是!”僧曰:“公試思之.” 大宋俯思良久曰:“旬前,堂下有蟻穴爲暴雨所侵,吾戲編竹爲橋,以渡群蟻,由是蟻命獲全,得非此乎?”僧曰:“是也. 小宋今歲固當首捷,然公終不出小宋下。”比唱第,小宋果中首選, 憲章太后當朝,謂不可以弟先兄,乃大宋爲第一,小宋爲第十. 始信僧不妄.(見李元綱《厚德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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