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311

by 박동욱

311.통행금지[此路不通!]


꿀벌들이 웽웽하고 날아다니며,

빈번하게 유리창 쳐대는구나.

유리가 단단한 것 모르고서는

다만 창밖 빛깔만 사모하구나.

이 길은 원래부터 통하지 않는데,

어찌 괴롭게도 힘을 소비하는가.

내가 꿀벌에게 고하여 말하노니

“왼편 문으로 가면 회랑으로 통하네.”

꿀벌은 나의 말을 듣지 못해서

벽에 부딪치는 힘이 더욱 강해지누나.

가다가는 장차 힘을 다해 기둥에 부딪혀서,

머리 깨져 뇌수(腦髓)가 흐르게 되리.

살길 구해서 죽는 것 안 돌아 보니,

우습기도 하고 또한 상심도 되네.

빠르게 창문 잡고 열어 주어서

꿀벌 놓아주어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리라.


  蜜蜂嗡嗡飛,頻撲玻璃窗,

  不知玻璃堅,但慕窗外光.

  此路原不通,何苦費力量?

  我告蜜蜂言,左門通回廊.

  蜜蜂不聽話,碰壁力轉強,

  行將效觸柱,頭破流腦漿.

  求生不顧死,可笑亦可傷,

  快把窗子開,放他還故鄉.

       (朧月夜詩)



311. 此路不通!.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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